“100배 수익”… 개미들, 도박처럼 코인선물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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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최모(33)씨는 3개월 전 " 떨어지는 시장에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뛰어들었다. 최근 2년간 투자한 가상자산 수익률이 급감하자 이를 만회하고 싶다는 것이다.
해외 거래소를 찾아 가상자산 변동폭의 5배를 벌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 투자에 나선 것이다. 자신감을 얻은 최 회장은 레버리지 비율을 30배 늘리는 등 '베팅'에 나섰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세는 그의 예상과 달리 움직였고 결국 원금 3000만 원을 모두 날렸다.
최근 금리인상과 경기둔화 우려 속에 주식·가상자산 시장이 급락하면서 초고위험 상품인 가상자산 선물거래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코인선물거래는 125배까지 베팅할 수 있어 사실상 도박에 가깝지만 투자자 보호장치가 전혀 없어 투자자들이 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블록체인 분석 사이트 더블락에 따르면 글로벌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은 2020년 7월 2,884억 달러에서 올해 6월 1조3,200억 달러로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선물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코인 선물을 검색하면 '하락에도 수익을 내는 비트코인 선물 차트를 보는 법', '100만원으로 8000만원 만들기', '3주 만에 수익률 1000%' 등 자극적인 제목의 콘텐츠가 쏟아진다.
가상자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특정 해외거래소를 홍보하거나 코인선물 열람실을 추천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원화 입출금이 가능한 가상자산 선물 거래는 국내 투자자가 할 수 없다. 다만 이들 거래소에서 구매한 코인이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소의 지갑으로 넘어가면 거래가 가능하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약 20만~30만 명의 한국 투자자들이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20~30대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라면 '상승(롱) 포지션'에 레버리지(지렛대)의 100배인 1만 달러를 투자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1% 상승해도 1만 달러를 벌 수 있다. 다만 가격이 1%만 떨어지더라도 투자금 전액이 청산된다.
투기가 심하지만 투자자 보호 규정이 없어 20~30대가 난폭하게 뛰어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국내 선물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사전교육 1시간, 모의거래 3시간 등을 통해 1000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하지만 코인선물은 이런 규정이 없다. 국내외 증여상품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도 적용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을 내기 어려운 선물거래에 나서면서 코인 선물거래에 뛰어든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도 2020년 해외파생상품 투자에서만 1조2,2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인 선물 거래는 사실상 도박"이라며 "현행법상 규제가 어렵다면 정부 차원의 투자 경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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